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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청산도 슬로시티/신흥해변/전복구이/민박체험

by moonkang3 2025. 7. 6.

청산도 사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청산도에서 슬로길을 걸으며 신흥해변의 절경을 감상하고, 싱싱한 전복구이를 맛보며 섬 민박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경험한 이야기입니다.

완도 청산도 슬로시티 - 시간이 멈춘 섬에서의 힐링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50분 만에 도착한 청산도는 정말 특별한 곳이었다, 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여유로운 분위기와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이 도시 생활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선정된 이곳은 그 명성에 걸맞게 모든 것이 느리고 평화로웠다.

슬로길 1코스부터 차근차근 걸어보기로 했다, 도청리 선착장에서 시작되는 이 길은 청산도의 대표적인 볼거리들을 모두 아우르는 코스였다. 구들장논이 펼쳐진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는데,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논밭이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농업 방식이라고 하는데, 조상들의 지혜가 느껴졌다.

돌담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오래된 돌담 사이로 피어나는 야생화들과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풀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상서마을의 돌담길은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아서 감동적이었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만나는 할머니들의 따뜻한 미소와 인사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화랑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산도 전경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푸른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작은 섬들과 구불구불한 해안선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풍경이 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이 조금 가팔랐지만, 정상에서 보는 뷰는 그 모든 수고를 보상해주고도 남았다. 슬로시티답게 벤치에 앉아 한참을 머물며 바라본 풍경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신흥해변 - 혼자 걷기 좋은 숨겨진 보석

청산도에는 여러 해변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신흥해변은 정말 특별한 곳이었다, 다른 해변들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에 완벽했다. 몽돌 해변 특유의 동글동글한 자갈들이 파도에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마치 자연이 연주하는 음악 같았다.

해변 길이가 500미터 정도로 그리 길지 않지만, 오히려 그 아담함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바닷가에서 주워온 예쁜 조개껍데기와 바닷돌들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일몰 시간에 이곳을 찾았는데,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가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이는 장면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해변에서 만난 현지 어르신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예전에는 이 해변에서 미역과 김을 많이 채취했다고 하시며, 지금도 물때에 맞춰 나가시면 좋은 해산물을 건질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 실제로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체험도 해보았는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금세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다. 직접 캔 바지락으로 끓인 된장국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해변 근처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었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이 청산도 여행의 백미였다, 카페 사장님이 직접 로스팅하신 원두로 내려주시는 커피는 향이 진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마신 그 커피 맛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해변에서의 시간은 정말 소중한 힐링의 시간이었고, 다음에 청산도를 다시 방문한다면 반드시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이었다.

전복구이 - 바다의 진미를 만나다

청산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완도 특산품인 전복 요리였다, 청산도 도청리 선착장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맛본 전복구이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식당 아주머니가 직접 양식장에서 가져온 싱싱한 전복을 바로 구워주시는데, 그 신선함이 입 안 가득 퍼지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전복구이를 먹어본 것은 처음이 아니었지만, 이곳의 전복은 크기부터가 달랐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전복이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을 보니 군침이 돌았다. 아주머니께서 전복 위에 마늘과 버터, 그리고 특제 소스를 올려주시는데, 그 향기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전복이 익어가면서 나는 고소한 냄새가 식당 전체를 가득 채웠다.

첫 입을 베어 물었을 때의 그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전복 특유의 진한 바다 맛과 버터의 고소함, 마늘의 알싸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최고의 조화를 이루었다. 함께 나온 전복죽도 일품이었는데, 전복의 진한 맛이 우러난 죽은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가격은 전복구이 한 마리에 15,000원 정도였는데, 크기와 맛을 고려하면 전혀 비싸지 않다고 생각했다.

식당 사장님이 들려주신 전복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완도 바다의 전복은 조류가 빠르고 수온이 적당해서 다른 지역보다 맛이 좋다고 하셨다. 특히 청산도 주변 바다는 오염이 거의 없어서 전복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전복을 직접 양식하시는 분이기도 해서 전복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그 정성이 음식 맛에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전복구이와 함께 나온 청산도 막걸리도 정말 맛있었는데, 전복의 진한 맛과 막걸리의 시원함이 완벽한 조합이었다.

민박체험 - 섬마을 정겨움 속에서

청산도에서의 숙박은 민박을 선택했는데, 이 선택이 여행의 완성도를 크게 높여주었다, 상서마을에 위치한 '바다소리민박'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전형적인 섬마을 민박이었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이곳은 마루에 앉아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정말 운치가 있었다.

방은 깔끔하고 아늑했다, 황토로 만든 온돌 바닥이 따뜻했고, 창문을 열면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도시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들려서 그날 밤 정말 깊게 잠들 수 있었다. 방에는 기본적인 생활용품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었고, 특히 할머니가 직접 짜신 수건과 이불이 포근했다.

민박 할머니의 정성 어린 아침밥상은 정말 감동이었다, 직접 기르신 채소로 만든 반찬들과 바다에서 갓 잡아온 생선으로 끓인 미역국의 맛은 집밥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다. 특히 할머니가 직접 담그신 김치와 장아찌는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청산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는데, 그 이야기들이 여행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1박 요금은 4만원이었는데, 이 가격에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호텔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섬마을의 정겨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루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마신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은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떠날 때 할머니께서 직접 말린 미역을 선물로 주시며 다시 오라고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청산도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진정한 힐링의 공간이었다,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며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에서 삶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청산도에서의 추억들이 마음의 쉼표가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