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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선운사/동백꽃/청보리밭/한옥마을

by moonkang3 2025. 7. 22.

고창 청보리밭 사진

 

고창의 대표 명소들을 직접 체험하며 느낀 봄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향기를 담은 여행기입니다. 붉은 동백꽃과 푸른 보리밭의 환상적인 조화, 그리고 한옥에서의 특별한 하룻밤까지 완벽한 고창 여행을 소개합니다.

 

선운사 - 천년고찰의 깊은 향기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인 577년에 창건된 천년고찰로, 고창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명소다. 나는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산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사찰의 위엄과 고즈넉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선운사로 가는 길 자체가 하나의 명상이었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입구에서부터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돌계단은 각 단계마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대웅전 앞에 서면 조선 중기 건축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단정한 건물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한참 동안 앉아 있으며 새소리와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였는데,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했다.

선운사의 또 다른 볼거리는 도솔암으로 가는 길이다. 약 30분 정도 산길을 걸어 올라가면 나오는 도솔암에서는 서해안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힘들게 올라간 보람이 있을 만큼 절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동백꽃 - 봄을 알리는 붉은 전령

선운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동백나무 숲이다. 현재 개화율은 10%가량이며, 4월 초 만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는 운 좋게도 동백꽃이 만개한 4월 초에 방문할 수 있었다.

대웅전 뒤편에 자리한 동백나무 숲은 정말 장관이었다. 수령 500여년 된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병풍처럼 둘러져 만개한 꽃과 떨어지는 꽃들로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아침 일찍 방문했을 때 이슬에 젖은 동백꽃의 모습은 마치 보석처럼 반짝였다.

동백꽃의 매력은 피어있는 꽃만큼이나 떨어지는 꽃에도 있다. 붉은 꽃잎들이 바닥에 융단처럼 깔린 모습은 가히 압권이었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이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더욱 빛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진을 찍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동백꽃을 배경으로 한 인물 사진이나 클로즈업 사진 모두 작품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오후 2시경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올 때 찍은 사진들은 지금도 내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사용하고 있다.

 

청보리밭 - 푸른 물결의 환상

고창 청보리밭은 매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장관을 이룬다. 나는 5월 연휴 때 방문했는데, 끝없이 펼쳐진 초록 보리밭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학원농장 일대에 조성된 청보리밭은 그 규모가 상당하다. 드넓은 평야에 조성된 보리밭을 걸으며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원함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보리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마치 초록 바다를 헤엄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청보리밭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람에 따라 변화하는 보리의 모습이었다. 미풍이 불 때는 잔잔한 물결처럼 일렁이고, 조금 강한 바람이 불면 마치 파도가 치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며 자연이 만들어내는 예술의 힘을 새삼 느꼈다.

청보리밭 축제 기간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나는 보리로 만든 전통 음식을 맛보고, 보리밭에서 직접 수확 체험도 해보았다. 특히 갓 수확한 보리로 만든 보리차의 고소한 맛은 잊을 수 없다.

 

한옥마을 - 전통 속에서의 하룻밤

고창읍성 한옥마을에서의 하룻밤은 내 고창 여행의 백미였다. 숙박요금은 8~22만원(부가세 포함, 계좌이체만 가능)이며, 나는 그 중에서도 15만원 정도의 중간 가격대 한옥을 선택했다.

한옥에서의 첫 밤은 정말 특별했다. 전통 온돌방에서 자는 경험은 현대적인 호텔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포근함과 정감을 선사했다. 특히 밤늦게까지 들려오는 고창읍성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한옥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고창읍성과 바로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성곽을 따라 산책을 하며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성곽에서 내려다본 고창 시내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한옥 숙박 시 주의할 점은 바닥이 딱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 침대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처음엔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하룻밤 지나고 나면 오히려 온돌의 따뜻함과 포근함에 매료되게 된다. 또한 한옥의 특성상 방음이 완벽하지 않으니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

예약 시에는 미리 계좌이체로 결제해야 하며, 성수기에는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차는 관리자가 안내하는 위치에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어 편리하다.


고창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통문화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입니다. 붉은 동백꽃과 푸른 보리밭의 대비, 그리고 한옥에서의 특별한 경험까지, 모든 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